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사는 소녀 레이나의 아버지는 전쟁에서 사망했습니다. 남자 가족들이 모두 전쟁에서 죽고 레이나의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병원에서 조수로 일을 합니다. 그렇지만 탈레반 정권이 병원을 폐쇄시키고, 혼자 돌아다닐 수조차 없는 레이나의 어머니는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은 굶어 죽을 지경에 이릅니다.
여자들은 남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집 밖으로 나설 수도 없고 일도 할 수 없는 탈레반 정권 치하의 아프가니스탄, 가난에 시달리는 마을사람들은 밤마다 탈레반을 욕하는 노래를 부르고 시위를 벌이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가혹한 처벌뿐입니다.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진 레일라의 어머니는 레일라의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해서 돈을 벌어오게 합니다.

머리를 자른 레일라는 아버지의 옛날 전우가 운영하는 식료 잡화상에서 일을 하지만 며칠 후, 마을의 모든 소년들은 탈레반에 의해 학교로 소집되고 남장을 하고 있던 레일라도 다른 아이들과 섞여 끌려가게 됩니다. 레일라는 예쁘장한 외모 때문에 여자로 의심받지만 거리에서 만난 소년, 에스판디의 도움으로 처음 며칠은 무사히 넘깁니다. 이름까지 오사마라고 바꿨지만 결국 레일라는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무자비한 종교재판을 받게 됩니다.

"옛날 옛적에 한 소년이 살았단다. 그 애는 일을 해서 여동생들을 부양해야 했지. 일하기가 싫었던 그 아이는 여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단다.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서 무지개 아래로 걸어간다면 여자가 될 수 있을 거라 했지. 천사는 하느님이 비를 내리고 난 후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 무지개라고 했단다. 남자가 거길 걸어가면 여자가 되고, 여자가 지나가면 남자가 되는 거야."

남자 오사마가 된 소녀 레일라는 할머니가 해주던 옛날이야기를 기억합니다. 자른 머리를 화분에 심고 정성껏 물을 주면 머리는 다시 자라고 무지개 아래로 걸어가면 다시 여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레일라의 앞에 놓은 현실이 과연 그렇게 호락호락할 것 같진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레일라에게 희망이 비추길 기도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그녀도 무지개 아래를 건너 다시 여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