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의 기준은 그 나라 헌법을 밑받침하고 있는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데, 우리 헌법 제23조 3항은 ‘정당한 보상’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한 보상의 의미에 관하여는 여러 가지 학설의 논의가 있다.

정당한 보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학설은 「완전보상설」, 「상당보상설」, 「절충설」 등이 있으며 이들 학설은 헌법규정의 해석을 중심으로 재산권보상에 중점을 두어 논의되었으나 오늘날은 생활권보상이 헌법의 정당한 보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완전보상설
미국 헌법 수정 제5조의 ‘정당한 보상’의 해석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론으로 손실보상은 재산권침해의 완전한 가치보상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 학설은 그 내용에 있어서 다시 평등원칙 실현에 목적을 두고 직접적·필연적으로 발생된 손실전부를 보상해야 한다는 「손실전부보상설」과 재산권보장 목적에 중점을 두어 피침해 재산의 객관적 시장가치만 보상해야 한다는 「객관적가치보상설」로 나뉜다.

전자의 손실전부보상설은 후자의 객관적가치보상설에는 포함되지 않는 부대적 손실보상(영업손실보상, 이전비용 등)까지도 보상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의 ‘정당한 보상’이라는 보상기준은 제9차에 걸친 개헌의 연혁을 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평등원칙에 입각하여 부대적 손실도 보상하는 완전보상설의 입장에 있다고 본다.

<헌법 보상규정의 연혁>
①1948년 제헌헌법(제1공화국) : 공공필요에 의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수용·사용 또는 제한함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상당한 보상을 지급함으로써 행한다.
②1962년 제5차 개정헌법(제3공화국) :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③1972년 제7차 개정헌법(유신헌법, 제4공화국) :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 보상의 기준과 방법은 법률로 정한다.
④1980년 제8차 개정헌법(제5공화국) :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보상은 공익 및 관계자의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 하여 법률로 정한다.
⑤1987년 제9차 개정헌법(현행 헌법, 제6공화국) : 공공필요에 의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우리나라 판례는 정당한 보상이란 피침해 재산의 객관적인 재산 가치를 완전하게 보상하여야 한다는 완전보상을 뜻한다고 하여 「완전보상설」을 지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1990.6.25, 89헌마107 판결)
「헌법 제23조 3항에서 규정한 ‘정당한 보상’이란 원칙적으로 피수용 재산의 객관적인 재산 가치를 완전하게 보상하여야 한다는 완전보상을 뜻하는 것이지만,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개발이익은 완전보상의 범위에 포함되는 피수용토지의 객관적 가치 내지 피수용자의 손실이라고는 볼 수 없다.」

-대법원(1993.7.13, 93누2131 판결)
「‘정당한 보상’이라 함은 원칙적으로 피수용 재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완전하게 보상하여야 한다는 완전보상을 뜻하는 것이라 할 것이나, 투기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되는 가격은 정상적인 객관적 재산가치로는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배제한다고 하여 완전보상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며,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지가가 상승하여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궁극적으로는 국민 모두에게 귀속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므로 이는 완전보상의 범위에 포함되는 피수용 토지의 객관적 가치 내지 피수용자의 손실이라고는 볼 수 없다.」

○상당보상설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계승한 본 기본법 제14조 3항의 ‘정당한 형량보상’의 해석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론으로 손실보상은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에 의한 합리적인 적정한 보상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 학설도 그 내용에 있어서 다시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것이면 된다는 견해와 완전한 보상이 원칙이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그 이하의 보상도 허용된다는 견해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상당보상설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우리 헌법은 구체적 보상기준을 법률에 유보하고 있으며 손실보상의 범위는 개별 법률(특히 토지보상법)이 인정하는 생활보상까지도 포함하는 완전한 보상이 되어야 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보상을 하회할 수도 있다는 것을 논거로 든다.

○절충설
절충설은 일본에서 발전된 견해로, 손실보상은 경우를 나누어 완전하게 또는 상당하게 보상할 수 있다고 본다.

세부적으로는 작은 재산은 완전한 보상을 필요로 하나 큰 재산은 상당한 보상으로 충분하다는 견해와, 기존의 재산권 질서의 범위 안에서 개별적인 침해행위는 완전보상을 필요로 하나 기존의 재산권질서를 구성하는 어떤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변화되어 그 권리관계의 변혁을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침해행위는 상당한 보상으로 충분하다는 견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절충설을 지지하는 입장은 손실보상은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입은 모든 손실을 보상해 주는 완전보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공익상의 합리적 사유가 있거나 공익과 사익을 조정하는 견지에서 완전보상을 하회할 수도 있고 또한 생활보상까지 해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학설에 대한 의견
「상당보상설」은 완전보상에 하회할 수도 있으므로 부대적 손실에 대한 보상이 제외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토지보상법은 손실보상에 관한 한 일반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부대적 손실보상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 법률에 명문규정을 두어서 부대적 손실보상을 제외하는 경우가 아닌 한 일반적인 상당보상설에서도 부대적 손실보상은 인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상기 학설의 논의는 사실상의 손실보상의 범위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여 진다. 즉, 현행 헌법의 정당한 보상의 범위는 재산권의 객관적 가치보상, 부대적 손실보상, 생활보상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합리성이 있는 특별한 상황에서 개별 법률에 의거하여 완전보상에 하회하는 보상이 주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하겠다.